최근 정가의 화두는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대선을 겨냥한 현역의원들의 집단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
보는 관점에 따라 시각차이는 있지만, 러브콜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대선 주자는 다름아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다. 반 전 총장의 거취에 따라 의원들도 행보를 함께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반 총장의 선택에 따르겠다”, 또는 “반 총장을 돕겠다”는 것이다.
아직은 지지율이 답보상태지만 유력시되는 후보 중의 한 명이라는 사실이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의원의 대선주자 경선을 전제로 한 반발 조짐이 없지 않지만 지금으로써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향후 행보가 궁금증을 더하는 이유이다.
정치적 변수를 염두에 둔 말이다.
그의 행보에 따라 의원들의 이합집산이 가시화될 전망이어서 정가의 눈과 귀가 쏠리는 양상이다.
지역 향우들의 모임인 충청향우회 중앙회(총재 유한열) 신년교례회가 행사 직전 돌연 연기돼 눈길을 끈다. 자연스럽게 충북 음성 출신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참이 행사 연기의 배경이 아니냐는 후문이다.
충청향우회 중앙회는 당초 23일 오후 1시 서울 세종문회회관 중앙회에서 신년교례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하루 전날 돌연 연기를 통보했다.
22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23일 오후 1시 충청향우회 중앙회 신년교례회 행사는 사정에 의해서 연기됐다”며 “본 행사는 오는 2월 15일 정기 총회를 겸해 개최된다”고 밝혔다.
이를놓고 설왕설래가 이는 것은 반 전 총장의 불참 때문이다.
“출향 인사들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가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연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충청향우회가 제 궤도를 이탈한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충청향우회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때가 때인지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충청인의 신년인사가 반 전 총장의 대선 구심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일종의 가교역할론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여부를 떠나 그것이 정가의 화두인 정계개편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눈에 인위적이고 목적 지향적으로 투영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순수성이 왜곡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계개편은 그 필요성, 나아가 국민적 호응 여부가 주 관건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찌 됐건 충청향우회 신년행사 돌연연기는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보여 주기식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바로 그것이다.
충청향우회는 말 그대로 충청인의 모임이다.
정치색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하나 그것이 편향적인 행사로 뒤바뀌는 듯한 인식을 줘서는 안 될 것이다.
외교·안보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이 반 전 총장에게 가장 기대하는 것은 세계 최고 외교관을 지낸 경륜이다.
국제 관례상 유엔 사무총장은 전직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예우를 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그는 대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정치인이다.
그의 불참이 충청권 신년행사 연기라는 오해의 소지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를 바라보는 대전 충청도민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해답은 여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