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장진웅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4주 만에 뒷걸음질 쳤다.
반면, 같은 당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8주 연속 선두자리를 지켰다.
2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선두는 여전히 문 전 대표로, 지난주보다 0.1%p 떨어진 32.4%로 나타났다. 두 달 간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 추이를 자세히 보면, 11월 3주차 20.4%로 시작해 12월 1주차 23.1%, 1월 1주차 26.8%, 2월 1주차 31.2%, 2월 3주차 32.5%를 기록했다.
안 지사의 경우, 상승세를 보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안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2%p 떨어진 19.2%로, 문 전 대표와의 격차는 13.2%p로 벌어졌다.
추이를 보면, 11월 3주차 3.6%로 시작해 12월 4주차까지는 3~4%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큰 변화가 없었다.
대선주자 가운데 같은 당의 문 전 대표의 독주체제 속에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도 밀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1월 1주차 조사에서 5%대에 진입한 데 이어 1월 4주차에 대선출마 선언 후 6.8%까지 상승했다.
2월 1주차,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충청대망론'의 새 인물로 안 지사가 주목받으며 지지율은 13%까지 대폭 상승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후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졌다.
2월 2주차 16.7%를 기록한 후, 2월 3주차에선 급기야 20.4%로 같은 기간 문 전 대표의 32.5%에 12.1%p 격차를 보이며 빠르게 쫓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와 같이 안 지사의 원하지 않는 숨고르기는 최근 논란에 휩싸인 '선한 의지' 발언 때문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지난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평가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겠지만 결국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후 이 발언에 대한 논란이 들끓었고 안 지사는 다음날 "선의가 있었던 없었던 뭐가 중요하나. 그런 불법을 저질렀는데. 그런데 본인께서는 좋은 일 하려고 했다고 자꾸 변명을 하시니, 그 말씀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그건 옳지 않은 일이다, 라는 말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런데도 이번 조사가 선한 의지 발언 직후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안 지사의 발언이 자충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당 지지도에선 민주당이 지난주보다 2.3%p 떨어졌음에도 45.4%로 선두를 계속 달렸다. 자유한국당은 1.7%p 떨어진 13.4%를 기록했다. 이어 국민의당 12.2%, 바른정당 6.3%, 정의당 4.7%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MBN과 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20~22일 전국 성인남녀 1508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다(95% 신뢰수준 ±2.5%p).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