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침을 열며] 콩나물시루에 물주기

김시록 충북지방병무청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7.05.28 17:39
  • 기자명 By. 충청신문
 
[충청신문=김시록 충북지방병무청장] 얼마 전 가수 ‘동방신기’의 멤버 유노윤호가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전역을 했다는 내용을 뉴스를 통해 보았다. 유노윤호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베레모를 쓰고 전역 신고하는 대한의 건아로서의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고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다. 전역 인터뷰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방금 헤어진 부대의 전우들’이라는 그의 대답을 들었을 때는 병무청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고마웠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난 우리 젊은 청춘들은 한창 피 끓는 나이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소중한 시간을 국가를 위해 기꺼이 바치고 있다. 요즘 북한 김정은 정권의 계속되는 핵실험, 미사일 발사, 이로 인한 사드배치 논의 등에 따른 국내외적으로 어수선한 이때에 대한민국의 영토를 지키고 있는 그들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하고 숙연해지곤 한다. 
 
그러나 이런 감동적인 모습과는 달리 일부 병역의무자들의 병역면탈 범죄는 근절되지 않고 전문화·지능화‧다양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병무청은 올해 3월 말까지 212건의 병역회피 범죄를 적발하였는데, 연도별로는 2012년 9건, 2013년 45건, 2014년 43건, 2015년 47건, 2016년 54건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발생유형을 살펴보면 고의 문신(52건), 정신질환(51건), 고의로 체중 증‧감량 (47건), 안과질환 위장 (22건) 등이 대부분이며 이외에도 척추 질환 위장과 학력 허위기재, 어깨탈구 위장, 고아 위장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회피·면탈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범죄를 예방하고 수사하기 위하여 병무청에서는 2012년 4월 특별사법경찰관 제도를 도입하여 기존의 신고나 제보에 의한 경찰·검찰의 사후처벌 위주에서 전문성을 가진 예방적 적발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2016년 8월부터는 광역단위 수사체계로 전환, 병역면탈을 예방·단속하여 병역이행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있다. 
 
또한, 질병정보, 병역처분이력정보, 진단서발급병원정보, 민원 등 접촉이력정보, 신체검사정보, 신상정보, 중점관리질환, 중점관리자원여부 등 병역면탈가능요소를 점수화하여 병역판정검사 시스템 전산화면에 병역면탈위험도를 실시간으로 표출하는 ‘병역면탈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병역회피·면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시행하고 있다. 
 
다양한 수법으로 병역면탈을 시도하고 있는 병역의무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데 반하여, 최근에는 현역판정을 받지 못했던 청년들이 체중을 조절하고 안과 수술을 받아 군대에 가는 등 병역자진이행 사례들도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병역이행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이며, 정치인이나 유명 연예인들은 군대를 마치지 않으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없음을 알고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병역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사회적 흐름으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음식 중에 콩나물이 있다. 이 콩나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어 키우는데, 그 물은 바로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고 만다. 하지만 흘러내리는 물일지라도 열심히 물을 주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콩나물이 무성하게 자란다. 이처럼 국민과 병무청이 콩나물을 키우는 마음으로 ‘성실한 병역이행’이라는 물을 꾸준히 준다면 병역을 회피하고자 하는 범죄는 점차 소멸될 것이며, 병역면탈이라는 단어 또한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그런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군장병들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으며, 그들이 있어 우리가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알기에 오늘도 콩나물시루에 열심히 물주기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